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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기고]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의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개념설계 기술(시스템 엔지니어링)

본고의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경험에 기반한 내용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모든 시스템들이 점점 스마트화(지능화)되면서 서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는 모든 시스템들이 점점 복잡해진다는 의미이며, 초연결 시대를 맞이하여 그 복잡성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본 기고를 통해, 4 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업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보고, 이 변화를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시스템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제시하겠습니다.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 Fast Follower에서 First Mover

추격형(Fast Follower) 산업구조란 선진 시스템의 설계를 참조하여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산업을 의미합니다. 낮은 인건비에 기반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하는 우리나라는 추격형 산업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반면 선도형(First Mover) 산업구조란 기존에 없는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개발, 생산 및 판매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신시장을 창출하여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산업구조를 의미합니다. 즉, 추격형 산업은 부가가치가 낮으며, 선도형 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습니다.

또한 인건비 측면에서 봤을 때, 경제력 상승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하게 되면, 공급망에 있는 모든 개별 기업이 구매하는 재료비도 같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 인건비와 재료비의 증가를 수용하기 어려운 회사나 공장이 해외로 이전하게 되면 이는 곧 일자리가 줄어드는 결과가 됩니다. 따라서 일자리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저부가가치 영역인 추격형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전환해야 합니다.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에 필요한 능력 – 미래 신시장을 창출할  있는 아이디어 도출 능력과 도출된 신개념에 포함된 시스템에 대한 개념설계 능력

여기서 첫째로 필요한 능력은 미래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능력입니다. 또한 둘째로 필요한 능력은 도출된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능력인데, 구현 과정에서 가장 먼저 수행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일이 개념설계 입니다. 첫번째로 필요한 신시장 창출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생성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한 영역이나 이에 대한 세부 내용은 다른 기회에 다루기로 하며, 본고에서는 개념설계 능력 확보 방안에 대해 논하겠습니다.

시스템엔지니어링 분야 국제표준(ISO/IEC/IEEE 24748-1)에서는 그림과 같이 시스템 아이디어가 최초로 생성된 후 개념, 개발, 생산, 운용 및 지원 후 수명이 다되면 폐기되는 과정을 ‘시스템 생명주기(system life cycle)’ 모델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림 1 시스템 생명주기 모델 예시 [출처: ISO/IEC/IEEE 24748-1]

시스템 생명주기 모델에서 개념단계와 개발단계가 시스템을 만드는 단계, 즉 ‘엔지니어링 단계’입니다. ‘개념’ 단계의 핵심 활동은 이해관계자 요구사항을 수집하고 이에 적합한 운용개념을 개발 및 분석하여 해결방안(solution)을 정의하는 것으로, ‘개념설계’라 합니다. 또한 뒤쪽 단계인 ‘개발’ 단계의 핵심 활동은 정의된 해결방안(solution)에 대한 상세설계, 구현, 통합 및 검증하는 활동입니다. 추격형 산업구조에서는 상세설계 단계 이후 활동이 중심이 되며, 선도형 산업구조에서는 첫 단계인 ‘개념설계’ 활동이 중심이 됩니다. 특히 신시장 창출 혹은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하는데는 기존에 없는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개념설계 핵심 역량이며, 이 개념설계 역량이 국내 산업이 취약한 부분입니다.

  •  생명주기의 ‘앞쪽’ 단계일수록설계자유도가 ‘높음

창의력을 자유롭게 발휘할  있는 고부가가치 단계

시스템 생명주기 모델의 각 단계에는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산업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특정 시스템에 대한 개념설계 사업부터, 개발 사업, 생산업, 운용 서비스 사업, 유지보수 사업 그리고 폐기 지원 사업 등이 있으며, 이와 같이 가치사슬(Value Chain) 또는 생명주기에 따라 산업이 형성되는 경향은 항공우주, 방위산업, 에너지, 자동차, 가전, 핸드폰, 인공지능 서비스 등 모든 응용영역에서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이 생명주기 단계 중에서 엔지니어링 단계인 개념단계와 개발단계를 더 세분화하면 개념단계는 개념설계와 기본설계 단계로 구분할 수 있으며, 개발단계는 상세설계, 구현 및 통합검증 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엔지니어링 단계 중에서 앞쪽 단계에 위치한 산업일수록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더 융합적 지식이 요구되며, 새로운 개념과 창의성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습니다. 다음 그림에 나타낸 바와 같이 개념설계 단계에 실제 투입 비용은 전체 생명주기 비용의 8% 인데, 이 단계에서 결정하는 비용은 70%에 달합니다. 이는 개념설계 단계가 그 이후의 생명주기 단계에 비해 가장 고부가가치임을 의미합니다.

  •  생명주기의 ‘뒤쪽’ 단계일수록설계자유도가 ‘낮음

결함 수정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또한 이 그림은 시스템 결함을 발견하여 수정하는 비용이 뒤쪽 단계로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개념단계의 결함 수정 비용에 비해 최대 1,000배에 달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림 2 시스템 생명주기 단계별 투입비용과 결정비용 비교[출처: 미국방획득대학교(DAU)]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에 필요한 개념설계 역량 확보 전략 필요

과거부터 대형복합 시스템을 개발하는 항공우주산업 및 국방산업을 중심으로 개념설계 수행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최근 철도, 플랜트 등의 산업을 비롯한 여타 많은 산업에서도 급변하는 기술환경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국가전략 수준의 개념설계 역량 확보 대책이 긴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은 보이지 않으며 매년 전문가 회의체를 통한 동일한 결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개념설계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학문분야가 ‘시스템엔지니어링’이며, 필자는 해당 기술 전공자로  고는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에 필요한 개념설계 역량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시스템엔지니어링(System Engineering발전 양상과 한국의 현황

국제시스템엔지니어링협의회(INCOSE) 홈페이지(www.incose.org)에서는 ‘시스템엔지니어링’을 새로운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창조하는 핵심기술이라고 하며, 시스템 개념, 아키텍처 및 설계를 책임진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국제시스템엔지니어링협의회(INCOSE)의 회원수는 설립원년인 1991년 이후 오늘까지 지속적으로 회원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4년 이후부터는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필자는 그 이유를 디지털화의 영향으로 복잡성이 더욱 증가하면서 시스템엔지니어링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더욱 커진 결과로 추정합니다. 전체 회원은 약 19,000명 수준이며, 약 80개 국가에 분포하지만 대부분의 회원들은 미국, 영국, 프랑스 및 호주 등의 선진국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주도한 선진국에서 개념설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림 3 국제시스템엔지니어링협의회 회원 증가 추세 [출처: www.incose.org]

 

아쉽게도 우리나라 국제시스템엔지니어링협의회(INCOSE) 금년도 회원 수는 9명에 불과합니다. 이는 2021년말 기준 전체 회원수 19,400명 대비 0.05% 수준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서 갖고 있는 시스템엔지니어링에 대한 관심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세계 10위의 경제규모를 생각할 때 지나치게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Wiki[1]에 수록된 시스템엔지니어링 학위 프로그램이 있는 대학교의 수는 유럽에 70개, 미국에 99개, 그 외 대륙에 132개로, 총 321개의 대학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 시스템엔지니어링 학위 프로그램이 있는 대학교는 아주대학교가 유일하며, 최근 KAIST, 고려대학교, 육해공군사관학교 등의 대학교에서 시스템엔지니어링 관련 과목을 일부 개설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산업현장의 시스템엔지니어링(SE적용 현황

항공우주, 국방, 철도, 자동차, 원자력 등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여러 산업에서도 시스템엔지니어링을 적용하려는 노력을 많이 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념설계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대부분 개발관리, 즉 요구사항관리, 형상관리, 비용관리, 일정관리 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가 일어나는 상세설계 이후 단계에서 시스템엔지니어링의 핵심 업무는 이러한 개발관리가 맞습니다. 하지만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개념을 개발, 분석, 정의할 수 있는 개념설계 역량을 향상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념설계의 핵심 결과물은 시스템의 핵심 개념을 구조적인 모델로 표현한 아키텍처이며, 이 아키텍처 모델을 활용하여 시스템 개념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최적화합니다.

분석 과정을 통해 최적화된 아키텍처를 활용하지 않은 개발관리 활동은 산업 현장에서 불필요한 덧일로 인식됩니다. 그 이유는 시스템 아키텍처를 사전에(상세설계 이전에 선행하여) 개발하고, 최적화하면 시스템 설계기준선을 명확하게 수립할 수 있으며, 이 시스템 아키텍처를 활용하여 상세설계 이후 단계의 개발관리를 수행해야 개발관리 활동이 실효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첫째, 개념설계 결과물인 시스템 아키텍처를 올바로 개발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 사업책임자는 시스템 아키텍처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셋째, 시스템 아키텍처를 활용하여 상세설계 이후 단계의 설계, 구현, 통합 및 검증 활동 등을 포함하는 개발업무에 대한 개발관리 활동을 효과적으로 수립 및 실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위 세가지 타개방안이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으려면 다음에 설명하는 아키텍처 개발∙분석 전문가(아키텍트), 관련 도구를 포함한 지원 인프라 구축이 필요합니다.

개념설계 인프라 구축 필요

 

시스템엔지니어링 권위자인 James N. Martin은 시스템엔지니어링 역량을 구비하기 위해서는 프로세스(P), 방법(M), 도구(T)를 포함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음은 개념설계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핵심 사항입니다.

 

  • 단기 전략 – 개념설계 인프라를 제공하는 ‘개념설계 지원 센터’ 설치  개념설계 능력 지원 서비스 제공

산업별로 개념설계 역량을 직접 지원하는 지원센터를 국가에서 지원하여 설치하고, 이 개념설계 지원센터에서 개념설계 수행에 필요한 방법, 도구를 개발하여 컨설팅 및 교육을 직접 지원해야 합니다. 이 단기 전략은 1년 또는 2년 이내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해당 도메인에서 활용 가능한 개념설계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하여 제공할 필요가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도메인별로 개념설계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으면,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의 핵심역량이 구축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장기 전략 – 아키텍트 양성을 위한 시스템엔지니어링 교육 확대 필요

개념설계의 핵심 결과물을 시스템 아키텍처(System Architecture)라 하며, 이 시스템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엔지니어를 시스템 아키텍트(System Architect)라고 합니다. 선도형 산업구조로 바꾸는 핵심 과업 중 하나는 산업별 및 응용 시스템별로 시스템 아키텍트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산업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국내 주요 대학에 시스템엔지니어링 학위 과정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을 위해선도형 R&D 인프라 구축 필요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국가가 주도적으로 산업별 선도형R&D 역량을 확보하려면 다음의 인프라 구축 과업을 수행해야 합니다.

  •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 위한 방안으로 산업별 개념설계 역량 향상에 필요한 정책 및 규정 보완
  • 개념설계 수행에 필요한 프로세스(P), 방법(M) 및 도구(T)를 제공하는 산업별 ‘개념설계 지원 플랫폼’ 개발 및 제공
  • 산업별 미래개념 개발 및 하향식(Top-Down) 선도적 과제 정의 방법 및 도구 개발
  • 산업별 전형적인 개념설계 사례 개발
  • 산업별 개념설계 교육 소요 발굴 및 지원
  • 산업별 ‘개념설계 지원 플랫폼’ 활용 직접(컨설팅) 지원 서비스 제공

 

정부는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을 위해 우선 이러한 과업을 전담 수행하는 ‘개념설계 지원 센터’를 설립하고, 장기적으로 개념설계 전문기술을 교육하는 시스템엔지니어링 학위 과정을 국내 주요 대학에 적극적으로 확대 신설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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